성주허스키켄넬

발코야 힘내...

날짜 : 2003-12-10 10:17:28

오늘 우리 발코가 많이 아팠다.
사료를 주기가 무섭게 먹어치우던 녀석인데 오늘은 사료를 줘도 누워 있기만 하고 먹지를 않았다.
나는 평소와는 다른 발코의 행동을 보고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이도 많은 발코가 어찌 되는건 아닌지.......

하지만 저녁이 되자 장난도 치고 특유의 몸짓도 해가며 재롱을 부리는걸 보고 안도 했다.

사실 비파가 어릴 때만 해도 우리집 기둥은 누가뭐래도 발코였다.
모든것이 발코 위주였고 어딜가나 발코부터 챙겼다.
하지만 언제 부턴가 발코의 자리를 비파가 차지 한 것이다.
외식을 가서 음식이 남으면 싸가지고 와서는 비파만 챙겨주곤 했던 것이다.
하루하루 발코의 존재는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많은 세월을 버팀목이 돼 주었던 발코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나는 발코를 외면 하고 버렸지만 발코는 나를 절대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비록 멀어지는 아빠의 존재를 몸소 직감 하면서도
발코는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준 것이다.

나를 보고 재롱을 피는 발코를 보면서
미안한 마음을 감추려고 애써 외면 해 보지만
발코는 그렇게 내 곁을 떠나기 위해서 작은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간 그 몸부림이 영원한 이별이 되리라......
오늘은 이렇게 거짓인양 일어났지만 영영 일어나지 못할 때는 어떡할까....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재롱을 영영 볼 수 없다면......

나는 오늘 별이 반짝이는 밤 하늘을 바라보면서
발코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아주기만을 기도 했다.
그리고 내일 일어나면 제일 먼저 산책 시키고..... 털도 한번 빗겨 주리라고 다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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